"위성도 결국 캠핑이에요. 가져간 배터리 다 떨어지면 끝." 미국 스타트업 스타캐처(Star Catcher Industries)의 CEO 앤드류 러쉬가 한 인터뷰에서 한 말입니다. 2026년 5월 12일, 이 회사는 6,500만 달러(약 973억 원) 규모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하며 누적 투자금을 8,800만 달러(약 1,317억 원)로 끌어올렸어요. 목표는 단 하나, 지구 궤도에 '우주 전력망'을 짓는 겁니다.
쉽게 비유하면 우주판 한국전력공사를 만들겠다는 얘기예요. 햇빛을 받아 모은 다음, 그걸 레이저로 변환해서 멀리 떨어진 다른 위성의 태양광 패널에 직접 쏴주는 방식이죠. 위성은 별도 장비 없이 자기가 원래 달고 있던 패널만으로 평소보다 최대 10배 많은 전력을 받습니다.
오늘은 이 뉴스가 단순한 'SF 같은 기술' 이상의 의미를 갖는 이유를, 차근차근 풀어볼게요. 우주 전력망이 정확히 뭔지, 위성은 왜 늘 전력 부족에 시달리는지, 그리고 이게 우리 일상과 한국 우주 산업에 어떻게 연결되는지까지요.
스타캐처와 '우주 전력망', 한 줄로 정리하면
스타캐처는 2024년 미국 플로리다 잭슨빌에서 창업된 우주 에너지 인프라 스타트업입니다. 직원은 약 40명, 창업한 지 2년이 채 안 됐는데 이번 라운드를 포함해 1,300억 원 넘는 자금을 모았어요.
이번 시리즈A는 B Capital이 주도하고, 쉴드 캐피털(Shield Capital)과 서버러스 벤처스(Cerberus Ventures)가 공동 리드로 참여했어요. 특히 눈에 띄는 건 미국 우주군 초대 사령관이었던 잭 레이먼드 퇴역 장군이 보드에 합류한다는 점이에요. 군과 상업 위성 양쪽을 다 보는 회사라는 메시지인 셈이죠.
한 줄 요약
우주에 태양광을 모으는 위성 네트워크를 띄워서, 다른 위성에 레이저로 전력을 '배달'해주는 사업입니다. 손님 위성은 자기 태양광 패널만 있으면 되고, 별도 부품을 달 필요가 없어요.
스타캐처가 이미 7개 위성 기업과 전력 공급 계약(PPA, Power Purchase Agreement)을 체결했다는 점도 흥미로워요. 스타클라우드(Starcloud), 로프트 오비탈(Loft Orbital), 애스트로 디지털(Astro Digital) 같은 기업들이 고객 명단에 있고, 회사가 공개한 상업 파이프라인은 연 매출 기준 30억 달러(약 4조 원) 규모라고 합니다.
위성이 늘 전력에 시달리는 이유
우주에는 햇빛이 무한정 쏟아진다고들 하잖아요. 그런데 왜 위성이 늘 전력 부족에 시달릴까요?
① 태양광 패널 크기가 위성 설계의 발목을 잡는다
위성에서 가장 부피와 무게를 많이 차지하는 부품 중 하나가 태양광 패널이에요. 발사 비용이 1kg당 수천 달러인 시대에, 패널을 키우는 건 그대로 비용 폭탄이 됩니다. 그래서 위성은 처음부터 "이 정도 전력만 쓰자"고 정해놓고 설계돼요. 이걸 '전력 예산(power budget)'이라고 부릅니다.
② 그림자 시간이 생각보다 길다
저궤도(LEO) 위성은 약 90분에 한 바퀴씩 지구를 도는데, 그 중 35~40분은 지구 그림자 속에 들어가요. 이 때는 태양광 패널이 무용지물이고, 배터리에 의존해야 합니다. 캐나다 우주매체 SpaceQ에 따르면 평균 LEO 위성이 만드는 전력은 약 1,000와트 수준으로, 고성능 게이밍 PC 한 대 분량이에요.
③ 시간이 지나면 패널과 배터리가 늙는다
NASA 글렌 연구센터의 위성 고장 분석을 보면, 정지궤도(GEO) 위성 고장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 태양광 패널 관련 문제예요. 우주 방사선과 미세 잔해 충돌로 패널 효율은 매년 떨어지고, 배터리는 충·방전을 반복하며 수명이 줄어듭니다. 헤드라인은 '위성 노후화'라고 하지만, 실제 의미는 대부분 '전력 부족으로 통신·관측 임무를 못 한다'는 뜻이에요.
햇빛을 레이저로 보낸다? — 작동 원리
스타캐처의 핵심 기술은 '광 전력 빔(Optical Power Beaming)'이에요. 이름은 어려운데 원리는 의외로 직관적입니다.
쉽게 비유하면 거대한 돋보기를 우주에 띄워놓고, 그 빛을 손님 위성의 태양광 패널에만 정밀하게 집중해서 쏴주는 거예요. 다만 햇빛을 그대로 보내면 효율이 떨어지니까, 위성 태양광 셀이 가장 잘 흡수하는 특정 파장의 레이저로 변환해서 보냅니다.
조금만 더 들어가보면, 상업용 위성에 흔히 쓰는 '삼접합(triple-junction) 태양광 셀'은 빛의 흡수 파장 대역이 정해져 있어요. 스타캐처는 그 대역에 정확히 맞춘 다파장 레이저로 패널을 '슈퍼차지'합니다. 그래서 같은 패널이 평소보다 최대 10배 많은 전력을 만들 수 있다는 거예요.
| 구분 | 기존 방식 (각 위성 자체 태양광) | 스타캐처 방식 (우주 전력망) |
|---|---|---|
| 전력 공급원 | 고정된 자체 패널 | 외부 위성에서 레이저로 추가 공급 |
| 그림자 시간 전력 | 배터리 의존 (제한적) | 필요 시 온디맨드 공급 가능 |
| 손님 위성 개조 | 해당 없음 | 불필요 (기존 패널 그대로) |
| 최대 전력 증가 | 설계 시점에 고정 | 최대 10배 (회사 자체 발표) |
한 가지 짚어드리자면, 이 기술은 SF가 아닙니다. 미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도 2025년 5월 'POWER' 프로그램에서 800와트 전력을 8.6km 떨어진 수신기에 레이저로 전송하는 데 성공했어요. 다만 DARPA는 지상 전장 통신용, 스타캐처는 우주-우주 간 위성 전력 공급용이라는 차이가 있죠.
풋볼 경기장에서 케네디 우주센터까지 — 1년의 마일스톤
스타캐처는 '걷고 → 달리고 → 날아가기' 순서대로 기술을 검증해 왔어요. 1년 사이에 이만큼 단계를 빠르게 올라간 우주 스타트업은 흔하지 않습니다.
2025년 3월: NFL 풋볼 경기장에서 첫 시연
잭슨빌 재규어스의 홈구장 에버뱅크 스타디움 잔디 위에서 처음 시연을 했어요. 약 100미터 거리(미식축구장 한 길이) 너머의 표준 위성 태양광 패널에 전력을 보내는 데 성공했죠. 이게 의미 있었던 건, 손님 위성을 개조하지 않고 시중 부품을 그대로 썼다는 점이에요. "기존 위성도 우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핵심 가설을 검증한 셈입니다.
2025년 11월: NASA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세계 기록
스페이스 셔틀이 착륙하던 그 활주로에서, 1km 넘는 거리 위로 1,100와트(1.1kW)의 전력을 무선 전송하는 데 성공합니다. 그것도 한 번에 그치지 않고, 일련의 테스트 캠페인에서 총 10메가줄 이상의 에너지를 보냈어요. DARPA가 같은 해 5월에 세운 800와트 기록을 넘어선 거예요.
2026년 말: 첫 우주 시험 발사
이번 시리즈A 자금의 가장 큰 용처가 바로 이 첫 궤도 시험 미션이에요. 올해 안에 발사하고, 이미 두 번째 미션도 개발 중이라고 합니다. 첫 두 미션이 잘 마무리되면 2020년대 후반부터 상업 서비스가 시작될 거라는 게 회사 설명이에요. 최종 목표는 약 200기의 '파워 노드(power node)' 위성으로 구성된 우주 전력망입니다.
위성 충전을 넘어 — 우주 데이터센터로 확장되는 그림
우주 전력망이 진짜 폭발력을 갖는 지점은 위성 충전이 아니에요. '우주 AI 데이터센터'와 만났을 때입니다. 왜 중요하냐면, 두 기술이 서로의 가장 큰 약점을 채워주거든요.
최근 1년 사이 지구 데이터센터의 전력·물 소비가 사회 문제로 떠오르면서, 글로벌 빅테크들은 진지하게 '데이터센터를 우주로 보내는' 시나리오를 검토 중이에요.
- 구글의 프로젝트 선캐처(Project Suncatcher): 2025년 11월 공개. TPU와 광통신 링크를 단 81기 위성 군집을 반경 1km 안에 띄우는 계획. 플래닛 랩스(Planet Labs)와 협업해 2027년 초 시험 위성 2기 발사 예정.
- 스타클라우드(Starcloud): 2025년 11월 2일 엔비디아 H100 GPU를 탑재한 60kg 위성 '스타클라우드-1'을 발사. 그해 12월 우주에서 첫 LLM 학습(NanoGPT)에 성공. 향후 5GW 규모의 대형 데이터센터 위성 구상 중.
- 중국의 '삼체(三體) 컴퓨팅 위성군': 2025년 5월 시험 위성 12기 발사. 2030년대까지 2,800기 규모로 확장 계획.
문제는 AI 칩이 어마어마하게 전기를 먹는다는 점이에요. H100 GPU 한 장이 700와트 가까이 쓰는데, LEO 위성 평균 발전량이 1,000와트라는 점을 떠올려보면 한 칩만 돌려도 빠듯합니다. 여기서 스타캐처의 전력망이 들어오면 그림이 완전히 달라져요. 손님 위성이 자기 패널 크기를 키우지 않고도 필요할 때 외부에서 전력을 끌어 쓸 수 있으니까요.
실제로 스타캐처는 이미 스타클라우드를 고객사로 확보했어요. 한쪽은 GPU 위성을, 다른 쪽은 전력을 공급하는 그림이 만들어지고 있는 거예요. 회사는 더 나아가 노후 위성 수명 연장, 직접 통신(DTC), 달 표면 장비 전력 공급까지 장기 그림에 넣어두고 있어요.
환호만 보내기엔 — 짚어야 할 한계
호기심을 자극하는 뉴스지만, 헤드라인은 '우주 전력망 현실화'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아직 풀어야 할 숙제도 만만치 않아요. 균형 잡힌 시각으로 짚어볼게요.
지상 시험과 우주는 다른 환경
에버뱅크 스타디움과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한 시연은 모두 지상에서 이뤄졌어요. 우주에서는 진공, 극저온/극고온 교차, 우주 방사선, 미세 잔해 충돌이라는 추가 변수가 작동합니다. 회사도 "기술 위험을 단계적으로 줄이기 위한 일련의 시연"이라고 표현했고, 첫 궤도 시험은 올해 말에야 진행됩니다.
200기 위성 네트워크의 비용
최종 목표인 200기 파워 노드를 다 띄우려면 어마어마한 발사 비용이 들어요. 현재 발사 비용은 kg당 1,500~2,900달러 수준. 구글 프로젝트 선캐처 논문도 우주 데이터센터 경제성이 성립하려면 발사비가 kg당 200달러 아래로 떨어져야 한다고 가정했죠. 스타캐처는 광 전력 빔 송신 위성이라 발사 횟수가 데이터센터보다는 적겠지만, 전체 그림은 발사 비용 하락에 함께 묶여 있습니다.
전력 빔의 안전성과 정밀 추적
고출력 레이저를 궤도상에서 정밀하게 표적 위성에만 쏘는 건 까다로운 일이에요. 표적이 살짝 어긋나면 다른 위성 센서나 카메라가 피해를 입을 수 있고, 인접 위성 운영자들의 합의도 필요합니다. 스타캐처는 2025년 말 로프트 오비탈 위성에 추적 소프트웨어를 시험 탑재해 이미 검증을 시작했다고 밝혔어요.
우리 일상과 한국에는 어떤 의미일까
이게 우리 삶과 어떻게 연결되냐면, 의외로 가까이 있어요.
먼저 통신 측면. 스타링크 같은 위성 인터넷, 지구 관측 위성, 기상 위성 모두 결국 전력 한계 안에서 움직여요. 우주 전력망이 자리 잡으면 같은 위성이 더 큰 안테나, 더 정밀한 센서, 더 빈번한 통신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산골이나 바다 위 통신, 산불·홍수 실시간 감지, 농작물 작황 모니터링 모두 한 단계 정밀도가 올라간다는 뜻이에요.
그리고 AI 측면. 지상 데이터센터 한 곳이 들어설 때마다 지역 전력망과 물 사용량을 두고 갈등이 벌어지는 시대잖아요. 우주 AI 데이터센터가 본격화되면 그 압박이 일부 우주로 분산될 수 있어요. 물론 그렇게 되려면 우주 전력망 같은 기반 인프라가 먼저 자리잡아야 하고요.
한국 시점에서 보면 어떨까요. 우리는 2024년 5월 우주항공청(KASA)이 출범했고, 2026년 R&D 예산이 약 9,495억 원으로 늘었어요. 누리호 4호기는 2025년 12월 민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도로 발사에 성공했고, 위성 13기를 함께 올렸습니다. 발사체·위성 기본 역량은 자리 잡았다는 평가가 나오죠.
다만 한국이 아직 약한 부분은 '뉴스페이스 상업 인프라' 영역이에요. 우주 전력망, 궤도 서비스, 우주 데이터센터 같은 분야는 시장도, 투자도 미국·중국·EU가 주도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2026년 뉴스페이스 펀드를 81억 원에서 2,000억 원 규모로 늘리고, 2027년부터 나로우주센터 민간 발사장 개방을 준비 중이에요. 스타캐처 같은 회사가 글로벌 시장을 열어가는 지금, 한국 우주 스타트업이 어느 틈새를 잡을지가 다음 10년의 핵심 질문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우주에서 쏘는 레이저, 지구에서도 보이나요?
스타캐처가 쓰는 레이저는 위성 태양광 셀이 잘 흡수하는 적외선·근적외선 대역이라 사람 눈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또 빔은 위성 패널 크기로 집중되도록 설계돼서 지표면이나 일반 비행기 항로에 직접 닿지 않아요.
Q. 우주 태양광 발전(SBSP)과 우주 전력망은 같은 건가요?
방향이 달라요. 흔히 말하는 SBSP(Space-Based Solar Power)는 우주에서 태양광을 모아 지구로 보내는 게 목적이에요. JAXA·ESA·중국이 연구 중인 분야죠. 반면 스타캐처의 우주 전력망은 우주에서 모은 햇빛을 같은 우주에 있는 다른 위성에 보냅니다. 즉 '우주-우주' 전력 공급이에요.
Q. 스타캐처가 우주 데이터센터를 직접 만드는 건가요?
아닙니다. 스타캐처는 데이터센터 자체를 짓는 게 아니라, 데이터센터 위성에 '전력을 공급하는 사업자'입니다. 비유하면 구글이 데이터센터를 운영할 때 한국전력에서 전기를 사오듯, 우주 데이터센터(스타클라우드 등)도 스타캐처에서 전력을 사오는 구조죠.
Q. 첫 우주 시험이 언제, 어떻게 진행되나요?
회사는 2026년 말 안에 첫 궤도 시연 미션을 발사할 계획이라고 밝혔어요. 두 번째 미션도 이미 개발 중이고, 이 두 미션을 통과하면 본격적인 상업 운영과 위성 군 확장 단계로 들어갑니다. 정확한 발사 일정과 발사체 파트너는 아직 공식 발표되지 않았어요.
Q. 한국 위성도 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나요?
기술적으로는 가능합니다. 스타캐처 시스템은 상업용 삼접합 태양광 셀에 모두 호환되도록 설계됐고, 이건 한국 위성(다목적실용위성, 차세대중형위성 등)도 같은 방식을 씁니다. 다만 현재 공개된 7개 PPA 고객사 중 한국 기업은 포함돼 있지 않고, 안보·외교 영향 평가도 별도 필요할 거예요.
정리하며
오늘의 핵심을 세 줄로 압축해볼게요.
- 스타캐처는 우주에 햇빛 수집·전송 위성 네트워크를 띄워서, 다른 위성에 레이저로 전력을 공급하는 '우주판 한국전력공사'를 만들겠다는 회사입니다. 973억 원 시리즈A로 누적 1,317억 원을 모았어요.
- 기술은 이미 지상에서 1.1kW 무선 전송(2025년 11월 NASA 케네디)으로 DARPA 기록을 깼고, 2026년 말 첫 우주 시험을 앞두고 있어요. 우주 AI 데이터센터 흐름과 만나면서 시장 잠재력이 커지고 있습니다.
- 다만 지상 시연과 우주 운영은 전혀 다른 문제고, 발사 비용·정밀 추적·국제 규제 같은 숙제가 남아 있어요. 우주 인프라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는 지금, 한국 우주 스타트업이 어떤 틈새를 잡을지가 다음 관전 포인트입니다.
우주 산업 뉴스가 점점 '저 멀리 떨어진 SF'가 아니라 '우리 일상과 산업의 다음 인프라'로 다가오는 시대예요. 다음 글에서는 우주 AI 데이터센터 경쟁의 한가운데 있는 구글 프로젝트 선캐처와 스타클라우드의 진짜 그림을 더 깊이 들여다보겠습니다.
참고 자료: Space.com, SpaceNews, PRNewswire (Star Catcher Industries), DARPA 공식 발표, NVIDIA 블로그, NASA Glenn 연구, 우주항공청(KASA) 공식 자료, FKI Global Brief 등.
최종 업데이트: 2026년 5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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